어쩌면, 너무 늦은 회고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설 안 지났으니까. 아직은 2024라고 우겨보기.
세 가지 용기의 순간들
하나, 손을 들 용기
올해는 하고싶다! 라고 생각한 일에 망설이지 않고 손을 들었다.
해보자. 아직 지구가 멸망하진 않았으니까.라는 나의 문구가 빛을 발했던 한 해.
그렇게 하게 되었던 것들 중에 후회되는 것은 없었다.
- 콘텐츠모임(주제별 콘텐츠를 보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모임)
- ‘나’를 조금 더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시간.
- 조금은 철학적인,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었다.
- 시공삶(매주 회고하는 모임)
- ‘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시간
- 템플스테이도 같이 다녀왔다
- 글또 운영진
- 따듯함을 느낀 커뮤니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 그 외 모든 용기를 냈던 도전들(드럼 친 거 공유하기, 감사카드 전달하기, 용기 내 연락하기 등등)
둘, 거절할 용기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쉽게 반기를 들거나 거절하는 것을 잘하지 못했다.
어떤 오더에 반응하는 수동형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오래 굳어진 습관에 맞설 용기를 냈던 올해였다.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대해서는 업무에서든, 개인의 삶에서든 거절을 했다.
거절했을 때 돌아오는 불이익 같은 건 없었다. 조정을 통한 새로운 방안이 나올뿐.
예의 바르게, 필요할 때 잘 거절할 것.
- 신기한 건 업무에서보다 개인의 삶에서 거절하는 게 훨씬 어렵더라.
셋, 힘듦을 들어낼 용기
올해 8월까지 꽤나 챌린징한 삶을 살았다.
거의 나 혼자만 맡고 있던 프로젝트를 상사분의 퇴사로 인해 정말로 오롯이 혼자 맡게 되었다.
책임도, 개발도, 운영관리도 다 혼자 했어야 했다.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PM분은 더더 많은 요구사항들을 얹어주시기 시작했다.
이미 버거운 양이었는데 말이다.
사실 다른 것보다는 책임을 오롯이 혼자 진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나 아직 뭣도 모르는 주니어인데..?
나 스스로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던 프로젝트라 그런지 감당하기가 더 힘들었다.
고객사와 통화하는 것도, 자꾸 나는 버그도, 마음에 들지 않는 서비스도 다 스트레스였다.
그런 것들이 모여 자꾸만 나를 갉아먹었다.
갉아먹혀진 만큼 요상한 실수들이 더 늘어났던 그런 시기였다.
업무효능감은 당연히 줄고, 자존감까지도 바닥을 쳤던 거 같다.
일 이야기가 너무 듣기 싫었는데도 밤까지 업무연락을 받고 전전긍긍하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밤 12시에 부장님께 돈을 뱉어낼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고 무너졌다.
그 순간에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초라해서.
나름 2년 내내 열심히 달려왔는데, 꾸역꾸역 참고 있던 어떤 것이 터진 느낌이었다.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엉엉 울었다.
“나 너무 힘들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던 날이었다.
부끄럽지만 "나 지금 너무 힘들어."라고 말했던 게 29년 인생에서 처음이었던 거 같다.
꽁꽁 숨기다가 내가 말할 수 있을 만큼 괜찮아지면 "나 그때 힘들었었다?"라고 무용담인 양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지금은 안다.
그리고, 놀랍게도 힘들다고 말하니까 힘들지 않아 졌다!
나를 힘들게 하던 문제들을 스트레스가 아닌 그저 풀어야 할 것 정도로 보게 되었다.
“힘들다”라고 말함으로써 얻은 것들이다.
- 주변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 얼마나 좁은 시야 속에 갇혀 있었는지.
- 다정함이 얼마나 강한지.
누군가 나에게 나 지금 힘들어라고 하면 누구보다 잘 들어줘야지.
그게 얼마나 용기 낸 말인지 이제는 아니까!
그 외에도
- 사람들
- I형 인간인 나는 오래된 친구들만을 만나던 사람이었다.ㅎㅎ
- 새로운 사람들
- 2024년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생각들을 나눌 수 있었던 한 해
- 이런 깊은 이야기를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한 생각들을 나눴다.
- 2024년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생각들을 나눌 수 있었던 한 해
- 친구와 가족
- 나의 곁에 오래도록 있어준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얼마나 다정한지 충분히 느꼈던 한 해.
- 티격태격해도 어쨌든 피는 물보다 진하다! 잘하자.
- 꾸준한
-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운동은 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 드럼도 여전히 진행 중. 2025년의 말에는 박자에 압도 안 당했으면. 170 딱 기다려
- 웨이크보드, 점프 기다려라
- 여행, 나는 여전히 네가 좋다.
- 가족들이랑 다녀온 코타키나발루 너무 좋았다. 할무니랑 더더 많이 다녀야지.
- 자주 보지 못하는 예진이와 다녀온 유럽. 아프고, 숙소도 바꾸고 다사다난했는데 어딜 가도 같이 있으면 거기가 우리 동네가 되는 마법을 느낀 여행.
- 새로운
- 달리기 → 잡념이 사라지고, 체력이 늘어나는 요물 운동. 2025년에는 마라톤 출전
- 기록
- 시공삶을 통해 일주일을 기록하고,
- 업무일지를 통해 업무를 기록한 한 해.
- 2025년에는 오늘도 기록해야지.
- 말하기
- 말하기가 많이 다듬어졌다.
- 여전히 모날 때도 있지만 25년에는 조금 더 다듬어 보자고.
- 예쁘게 말하기가 중요하다.
- 논리적으로 말하기. 직관에 의존하지 않기.
- 말하기가 많이 다듬어졌다.
- 일하기
-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리하기.
- 업무 특성별 시간을 측정하고, 트랙킹 하기.
- 나의 안일함을 깨달았던 한 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자.
2024를 살면서 내가 지금에 충실하지 않다고 느꼈다.
후회를 하거나 막연한 계획만 짰다.
지금을 살면서 과거에 매여있다거나, 미래에 매여 있었다.
그러니까 2025년의 키워드는 ‘지금’이다.
지금 여기에서 여여하기.
올해도 잘해보자.
아직 지구가 멸망하진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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